2012

<아이 콘택트> 2012, ‘아트스펙트럼’, 삼성 미술관 리움

최기창은 눈에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로 엮여 있는 사건들을 작품으로 재현한다. 무작위적으로 선택된 상대방과 눈싸움을 하는 사람들의 시선들에서부터 신문 운세란의 단어들이 만들어 내는 조합은 이유 없는 우연으로 이루어진 세상을 비추어 준다. 작가는 불가해한 세상을 조명하여 우연의 연속인 우리의 존재 자체를 더 분명히 보여 준다. 천체 속에서 움직이는 별의 모습과 행로, 지구가 태양을 도는 날짜 수와 연결되는 텍스트의 행렬들은 나름의 우주적인 질서를 따르지만 우리는 결코 그 의미를 전부 파악할 수 없다. 생의 마지막까지 존재의 의미를 결코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에 대한 반추의 결과들이다.

Eye Contact, 2012, ‘ART SPECTRUM’, Samsung museum LEEUM, Korea

In his work, Kichang Choi represents incidents that are linked via invisible connections. From the gazes of people locked in a staring contest with randomly selected foes to a combination of words taken from a newspaper horoscope, Choi’s works highlight a world composed of irrational coincidences. By calling attention to this incomprehensible world, the artist heightens an awareness of our existence determined by chance. Things such as stars and their orbits in the galaxy, and the number of days required by the earth’s rotation around the sun, and a sequence of texts linked to one another all follow their own cosmic orders, but we can never completely understand the meanings behind. This is a result of human reflection, which can never fully understand the meaning of existence until our lives expire.

<Eye Contact> 2012, 2채널 비디오-인터렉티브 설치, 무작위, 무한반복 재생


<Eye Contact>: On-going Project, 2012~

 ‘쌍방향 2채널 랜덤 인터렉티브 영상설치’의 형태로 구현될 프로젝트 <Eye Contact>는 서로의 눈을 빤히 바라보는 행위에 대한 또 다른 의미부여로부터 출발한다. 이 작업은 동양—특히 ‘한국’이라고 사전에 명기되어 있음—적 정서에서는 예의 없는, 혹은 도발적인 행동으로 간주되는 반면, 서양에서는 진실함 또는 신뢰할 수 있는 상호소통의 행위로 인식되어온 ‘시선 맞추기’를 통해 문화적 맥락에 따라 상이하게 드러나는 ‘해석의 유동성’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우선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대상자는 카메라와의 ‘눈싸움’을 하도록 요구 받게 된다. 최대한 견딜 수 있을 때까지 눈의 깜빡임을 참아내는 무모한 행위를 통해 얻어진 영상 데이터는 각각 하나의 개별 유닛으로 간주되며, 이것은 다시 참여자의 신분—성별, 나이, 학력, 직업, 거주지역, 경제력, 국적 등—에 따라 분류된다. 이렇게 분류된 데이터는 프로젝트를 위한 데이터베이스가 되는 셈이다. 약 2m 간격을 갖는 마주보는 두 개의 대형 스크린(최소 3m x 4m 이상)에 최종적으로 제시되는 참여자들은 자연스럽게 눈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여지게 된다.  개발된 프로그램 ‘아이 콘택트’에 의해 어느 한 쪽의 참여자가 눈을 감게 되는 순간—눈싸움의 승부가 끝나는—다음 참여자로 무작위 적으로 교체되고, 다음 참여자 또한 동일한 상황에 놓여 무한반복 진행된다. 하지만 촬영 참여자는 자신이 어디에서, 누구와, 어떤 이유로 대치하게 되는지 알 수 없으며, 이런 상황은 진정 눈을 감을 때—사망 시—까지 벌어지는 인간 삶의 불가피성, 혹은 쟁투적 모습과 닮아 있다. 관람객들은 마주하는 참여자들이 각자 어떤 유형학적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대치하고 있는지에 대해 과도한 해석을 시도할 수도 있으나, 수많은 카테고리의 집합체인 개개의 참여자가 등장하는 실제적 인과의 고리는 결코 알아낼 수 없는 무기력함에 빠진다. 이것 역시 ‘결과는 있으나 원인은 알 수 없는’ 삶의 한 단면을 은유 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Eye Contact>프로젝트를 구동시키는 프로그램은, 거대하고 통제 불가능하며 보이지 않는 사회 시스템이 작동하는 방식을 대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ye Contact>은 장치와 관객 사이의 물리적 행위를 매개로 하는 단순한 인터렉티비티의 구현이 아닌,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보이지 않는 구조 속에서 진행되어온, 그리고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결과를 알 수 없는 관계의 상호성에 대한 보다 거대한 은유, 인간 자신을 되돌아보는 은유를 지향한다.

<Eye Contact> 2012, 2채널 비디오-인터렉티브 설치, 무작위, 무한반복 재생


<Eye Contact> 2012, 2채널 비디오-인터렉티브 설치, 무작위, 무한반복 재생


<19x19> 2012, ‘아트스펙트럼’, 삼성 미술관 리움

순환적 상황만이 반복되는 회색의 지대를 묘사한 글이다. ‘한 해’, 즉,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시간을 정사각형의 19오와 19열 위에 한 글자씩 배치시킨 것으로 글을 읽을 때 생기는 리듬이 최대한 배제되도록 띄어쓰기가 없다. 영상이 움직이는 속도 역시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적당한 거리에서 보기에 혹은 읽기에 불편한 호흡을 유도한다.

<19×19> 2012, 싱글채널 비디오, 무한반복 재생


<Super Star Dust>, <19×19> 2012, 아트스펙트럼 전시 전경, 삼성 미술관 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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